[국토종주 기획-7편] 지구경영 순례길이 나에게는 어떤 의미였는가?

우리가 걸었던 ‘한중일 지구경영 순례길’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모티브로 해 지구시민의식과 홍익정신이 담겨있는 한중일의 장소들을  이어 만든 순례길이다. 우리는 5월 1일부터 25일까지 총 25일간의 순례길 일정을 소화했다. 전주 모악산에서 출발해 천안, 안산 세월호분향소를 거쳐 광화문광장까지. 

 우리는 15일간의 한국일정을 마친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 벤자민 친구들과 함께 17일 이세신궁에서 출발해 ‘구마노고도 순례길’을 통해 20일 ‘오와세’라는 지역까지 걸어갔다. 23일부터 흥커우 공원, 상해임시정부 등 중국에 있는 유적을 돌아보고 중국 뇌교육센터를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지구 위를 두 발로 걸어가는 순례길을 통해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진지하게 질문하고 고민하였다.  5월 25일 오후 4시, 순례길의 모든 일정을 끝마친 우리는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공항 게이트를 빠져 나오니, 선생님들이 현수막을 들고 우리들을 맞았다. 거의 한 달 동안 우리들을 기다렸을 선생님들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 약 한 달 간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질문을 하며 '자신'을 알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천안의 홍익인성교육원으로 이동했다. 지구경영 순례길의 일정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고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저녁 8시에 도착해 교육원 지하1층으로 들어가니 ‘완주를 축하합니다.’라는 글씨와 함께 풍선으로 벽이 장식되어 있었다. 그것을 보고 이제야 우리들의 순례길이 무사히 끝났다는 사실이 와 닿아 긴장이 풀리고 몸에 힘이 빠졌다.

전깃불을 끈 어두운 공간에 하트를 이룬 작은 촛불들이 타고 있다.  거대한 하트 안에서 우리도 분위기 있게 한 명씩 촛불을 들었다. 우리는 동그랗게 둘러앉아 돌아가며 국토종주를 끝낸 소감을 한마디씩 이야기했다.

낙오된 친구들은 없는지 항상 꼼꼼하게 인원체크를 했던 현웅이는 “지금까지 내면에 있는 감정들을 참아왔다. 학교에 있을 때에는 슬플 때나 화날 때는 참아야 대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순례할 때도 감정을 숨기고 있었다. 감정이 쌓이면 독이 된다는 것을 알고 옆에 있던 친구들에게 감정을 털어놓았는데 많이 편해졌다.”며 “벤자민학교 친구들은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면 받아주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홍익의 에너지를 느꼈다”고 순례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우리가 걷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던 서경이는 친구를 서로 챙겨주면서 홍익정신을 배웠다고 이야기 했다. “3일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34km나 되는 긴 거리였는데 내가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 부정적인 생각과 걱정이 밀려왔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니 34km도 어렵지 않게 걸었다.”며 “정보를 바꾸면 나 또한 금방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나는 지구시민이자, 지구경영자.'라는 답이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 우리는 한 달 간 자신에게 물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말하며 순례길을 걸은 소감을 발표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먹서먹했던 우리는 한 달여간의 여정 동안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주며 하나 되는 법을 배웠다. 홍익인간 정신은 그렇게 거창하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힘든 친구들의 가방을 들어주기도, 하고 맛있는 것을 나눠먹기도 하고, 사소한 것에도 감사해하는 것. 내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들이 홍익이었다.

다 같이 걸으면서 서로가 서로의 홍익인간이 되어준다는 것, 이것이 다른 순례길에는 없는 지구경영 순례길만의 특별한 점이었다. 소감발표가 끝나고 큰 스크린을 통해 순례길에서 찍은 사진들을 감상했다. 순례길을 걸으며 겪었던 모든 일들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을 보며 깔깔 웃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재밌었던 일, 슬펐던 일, 힘들었던 일들 모두 사진으로 남아 추억으로써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지구경영 순례길을 걸으며 친구들은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자각했고, 진정한 홍익인간정신이 무엇인지 답을 찾았다. 순례길에서 경험하고 깨달은 것들은 친구들을 성장시켰고, 미래에 다가올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될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지구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나와 주변과 지구를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친구들에게 이번 순례길은 지구를 몸소 느끼며 내면적인 성장을 이룬 ‘첫 번째 도전’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의 경험을 발판삼아 앞으로도 지구를 위한 멋진 도전을 해나갈 것이다.
 

▲ 이번 순례를 통해 우리는 한 걸음 더 성장하고 홍익을 실천하는 인성영재로 거듭날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했던 25일간의 대장정을 기사로 써내려가면서 친구들 모두가 홍익의 가치를 전하는 세상의 밝은 빛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지금까지 친구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이렇게 글로 담아낼 수 있어서 나 스스로도 큰 영광이었다. 지구경영의 꿈과 홍익의 가치가 늘 친구들과 함께하기를 바라며 5월 한 달 여간 진행되었던 기다긴 일정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글/사진. 서재원 학생기자 seojw11111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