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

SBS에서 방영한 120부작 드라마 '아임쏘리 강남구'에서 주연 '강남구'역으로 활약한 배우 박선호가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3일 글로벌사이버대학 서울캠퍼스(강남구 압구정로) 세미나실에서 만난 그는 그 바람처럼,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배려할 줄 아는 사람 냄새 나는 배우였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는 이날 '감정노동 힐링365 온국민 참여 캠페인' 홍보대사에 배우 박선호를 위촉했다. 이날 "감정노동자들에게 정말 힘이 되고 싶다"며 홍보대사로 나선 그를 인터뷰했다. (위촉식 기사 ▶바로가기)

▲ SBS 드라마 '아임쏘리 강남구'에서 첫 주연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선호가 3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감정노동 힐링365 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사진=글로벌사이버대학교>

Q. '감정노동 힐링 365 캠페인' 홍보대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3년도에 글로벌사이버대학 방송연예학과에 입학했다. 우리 학과 천범주 교수님이 캠페인에 관해 설명해주고, 홍보대사 추천이 들어와 어떤 캠페인인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나 또한 감정을 소비하는 직업을 가진 입장으로 홍보대사를 하면서 오히려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런 캠페인을 홍보하면 감정노동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따뜻하고 좋은 취지의 캠페인인 것 같아 이를 알리는 홍보대사로 참여하는 것이 감사하고, 영광이다."

Q. 평소 감정노동에 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일상생활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버스 기사나 식당 종업원, 카페 직원 등 손님을 대해야 하는 분들을 보면 항상 웃어야 하고 친절해야 한다. 문제는 매일 좋은 사람만 접하면 그나마 덜 힘들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화가 나든 우울하든 이를 감추고 매일 밝고, 웃으면서 감정을 숨겨야 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면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감정을 숨기고 행동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그분들은 매일 사람을 대하고, 감정을 숨겨야 하니까 훨씬 어렵고 힘들 것 같다."

Q. 본인도 배우를 하며 감정노동을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지?

"배우는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야 하는 직업이라 그 사람으로서 느껴야 하는 감정을 소비해야 할 때가 있다. 나는 지금 슬프지 않지만, 그 역할을 위해 슬픈 감정을 끌어내야 할 때 가끔 느끼는 것 같다. 또 미디어라는 매체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직업인 만큼 나의 감정을 숨기고 어디서든 항상 예의 바르고 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긴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조금 힘이 들기도 한다. 아직 이런 스트레스를 푸는 나만의 방법을 찾지 못했는데, 이 캠페인에 홍보대사로 참여하면서 힘듦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안을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가 더 뜻깊고 감사하다."

 

▲ 배우 박선호가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감정노동 힐링365 온국민 참여 캠페인'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홍보대사가 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황현정 청년기자>

Q. 이 캠페인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 같나?

"감정노동을 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전국에 800만이라는데, 정말 적지 않은 숫자다. 이분들의 고충을 국민이 알게 되어서, 평소 마주칠 때 불쾌하거나 불편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감정노동자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이나마 개선되어 좀 더 배려하고,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 캠페인으로 인해 나 또한 홍보대사로서 일상으로 돌아가 그분들께 먼저 감사함을 표현할 것 같다. 먼저 인사하고 예의를 갖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조금 더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진심을 다해 감사함을 표시하면 그분들도 더 기분 좋게 일할 수 있고, 시민들의 인식도 개선되지 않을까"

Q. 800만 감정노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가 편하게 다른 장소에 이동하고, 밥을 먹고, 빠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이 있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정말 감사하고, 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분들이다. 감정노동 힐링365 캠페인을 통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많이 알게 되었다. 홍보대사로서 힘이 닿는 데까지 감정노동에 관해 알리고 싶다. 또 이 캠페인이 끝나더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