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하교 총장

내가 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에 대학생들은 대부분 농부의 아들딸들이었다. 농사짓는 부모는 논 팔고 소 팔아서 자식 대학공부를 시켰다. 그래서 당시 대학생들은 여름방학이 되면 팔 걷어 부치고 농촌으로 돌아가자며 농촌봉사활동을 했다. 도시 출신의 뽀얀 피부의 대학생들도 농촌 출신 친구들과 함께 갔었는데, 농촌 출신 친구들의 일솜씨에 놀라곤 했었다. 지식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에서 공부하던 대학생들이 1년에 한번, 1주일 농촌으로 돌아가는 것은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이었을 것이다.

개인이나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어디로 돌아가자’는 말을 많이 한다. 내비게이션이 없이 길을 잘 못 들었을 때는 헤매지 말고 ‘처음 그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처음 그 자리’가 수행자에게는 ‘초심’이고, 기업에게는 ‘설립이념’이고, 민족에게는 ‘건국이념’ 또는 ‘뿌리정신’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류에게, 인간에게 ‘처음 그 자리’는 어디일까? 우리 인류에게, 인간에게 처음 그 자리는 ‘자연’이다. 달리 말하면 ‘지구’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인류는 자연으로부터 멀어져도 너무 멀어져 있다. 4차 산업혁명까지 고도로 발달한 인류의 물질문명은 지구와 인류의 삶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

인간은 존재가치를 상실하고, 본연을 회복하는 것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사회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더욱이 지구생태계는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1만 미터 심해까지, 히말라야의 고산까지 오염되고 파괴되어 가고 있다. 소유와 지배에 대한 이기적인 탐욕은 멈출 수 없는 무한경쟁의 수레바퀴 아래에 지구와 인류를 짓누르고 있다. 이제는 발전이 아니라 지속가능을 고민하게 되었다. 분명 인류는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어디로 돌아가야 할까?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하루아침에 모두 도시적 삶을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자는 비현실적인 제안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원래 자연이다

자연은 인간의 내면에도 있다. 인간이 원래 자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은 인간이 자연으로서의 본성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즉 인성회복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자연으로서 자신을 회복한 사람을 지구시민이라고 이름 붙였다. 지구시민운동은 21세기 인류가 전개해야 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자연과 하나 되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의 뿌리에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철학이 있다. 우리민족에 전해 내려오는 경전, 천부경에는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이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 조상이 사람을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그대로 담겨있다. ‘사람 안에 하늘과 땅이(천지) 하나로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 우리 조상은 혈육의 부모가 있어도 근원적으로는 천지가 부모이므로 ‘천지부모(天地父母)’라고 했다.

사람의 근원은 천지자연이고, 천지부모의 자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천지와 하나가 된 사람을 ‘신선’이라했다. 신선 ‘선(仙)’을 보면, 사람 인(人)변에 뫼 산(山)으로 되어 있다. 이때 뫼산은 자연을 대표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선이란 자연과 하나 된 사람이고, 인간의 본연을 회복하여 완성에 이른 사람을 의미한다.

천지부모의 자식인 사람이 인성을 회복하고 완성에 이르기 위해서는 천지간에 존재하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만물을 이롭게 해야 한다. 그것을 홍익이라고 했다. 그래서 홍익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뜻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는 큰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이다. 이 시대의 표현으로 바꾸면 홍익은 인간이 지구를 이롭게 하는 것이고, 지구생태계에 있는 모든 생명체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뇌교육의 철학이고, 지구시민의 정신이다.

 당신의 뇌를 되찾아라!

사람이 자연으로서 자신을 만나는 길은 바로 뇌에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인공지능의 기술적 진보에 놀라지만, 나는 그 기술적 진보를 이룬 인간의 뇌에 감탄한다. 인류문명 가운데 진보에 해당되는 것이나 퇴행에 해당되는 것이나 모두 인간의 뇌가 창조한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뇌는 자연의 산물이다. 인간의 뇌가 가진 자연지능은 무궁무진한 것이다. 그 자연지능을 개발하는 길이 인간의 본연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모든 인류문명이 인간의 뇌에서 나왔으니, 그 답도 인간의 뇌에서 찾아야 한다. 인간의 뇌가 자연으로서의 본질과 기능을 잃어버렸다면 그것을 회복하도록 도와주어야한다. 인간의 뇌가 이념이나 사상이나 정보의 노예로서 사용되고 있다면, 자연지능이 발휘될 수 있도록 뇌를 되찾아 와야 한다. 그래서 뇌교육의 캐치프레이즈를 “Take Back Your Brain! (당신의 뇌를 되찾아라!)” 라고 했다.

뇌교육의 목적은 뇌의 자연지능을 회복하고, 인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즉 인간이 자연으로서 자신을 느끼고, 자연과 하나가 되고, 지구와 하나가 되는 것이다. 뇌교육은 천부경의 ‘인중천지일’을 체험하는 교육이며 홍익인간이 되는 교육이다. 우리가 뇌교육에서 하는 운동, 훈련, 명상은 모두 뇌의 자연지능을 회복하고 인성을 회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뇌교육은 인간 뇌의 근본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두뇌발달원리와 과학적 체계에 따라 크게 5단계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뇌와 몸의 기능과 통합과정에 따라, 1단계 뇌감각깨우기(Brain Sensitizing), 2단계 뇌유연화하기(Brain Versatilizing), 3단계 뇌정화하기(Brain Refreshing), 4단계 뇌통합하기(Brain Integrating), 5단계 뇌주인되기(Brain Mastering)로 구성된다.

 인간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뇌교육 5단계

자연지능을 회복하고 인성을 회복하는 뇌교육 5단계를 이해하기 쉽도록 평소 내가 즐겨하는 자연명상으로 설명해 보겠다. 요즘 나는 매일 직접 조성하고 있는 얼스빌리지 숲의 천화파크로 산책을 간다. 뉴질랜드는 숲이 많을 것 같지만,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이 닿는 곳은 대부분 목장과 과수원이고, 숲은 좀 떨어진 곳에 관광객들이 방문하도록 잘 조성된 트레킹 코스로 되어있다. 하지만 내가 발견한 얼스빌리지는 그리 멀지 않고, 산도 있고 큰 숲도 있다. 원래 이름 없는 산이었는데 , ‘브레인’이라고 이름도 붙여주었다.

얼스빌리지는 원래 목재용 나무를 키우던 곳이어서 그나마 숲이 보존되었다. 한쪽 편에는 반듯한 조림지가 있고, 한쪽은 울창한 원시림이 있다. 울창한 원시림은 사람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은 듯 길이 없었다. 그 숲을 헤매며 작은 길을 만들고, 가파른 곳은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계단도 놓았다. 그러다 작은 호수도 발견하고, 수백 년 된 황칠나무도 만나고, 최근에는 3단 폭포까지 발견했다. 폭포에는 앉아서 명상할 수 있도록 데크도 놓았다. 그곳이 내가 발견하고 정성들여 가꾸고 있는 얼스빌리지 천화파크다.

숲으로 걸어 들어가면 발바닥에서부터 뇌로 자극이 올라온다. 걸을수록 뇌가 깨어난다. 처음에는 들리지 않던 다양한 새 소리가 들리고, 어제까지는 보지 못했던 꽃과 나무가 보이고, 나무에 걸터앉은 잔나비 걸상버섯이 보인다. 몸의 감각이 깨어나고 뇌의 감각이 점차 깨어난다. 이 과정이 뇌교육 1단계인 뇌감각깨우기다.

나무의 기운이 느껴지고, 숲의 기운이 느껴진다. 몸에서 긴장된 에너지가 스르륵 빠져나가고, 몸이 점점 가벼워진다. 입으로 긴 숨이 나가고, 코로 들어오는 숨이 깊어진다. 뇌의 긴장도 풀어지고 점점 이완이 된다. 숲의 에너지와 교감하면서 뇌와 몸이 점점 이완되고 편안해 진다. 생각과 감정이 잠잠해진다. 몸도 유연해지고 뇌도 유연해진다. 이 단계가 2단계인 뇌유연화하기다.

어느새 천화파크에 이르러, 폭포를 바라보며 데크에 앉아서 명상을 한다. 폭포의 물줄기를 보고 있으면 온 몸을 씻어주는 느낌이 든다. 세포까지 시원해지는 듯하다. 폭포의 떨어지는 세찬 물줄기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눈을 감는다. 그 물줄기가 이제 백회로 쏟아져 들어온다. 백회에서 뇌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뇌를 씻어낸다. 그리고 목을 지나 가슴으로 내려온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장기를 골고루 씻어내고 발끝까지 씻어 내려간다. 오래된 나쁜 기억, 해묵은 감정이 마음에서 뚝 떨어져 물줄기와 함께 씻겨내려 간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런 소리가 마음에서 들려온다. 가슴이 따뜻하고 편안해진다. 몸도 뇌도 깨끗이 정화가 된다. 이것이 3단계 뇌정화하기다.

그대로 더 깊은 명상에 들어간다. 하늘에서 햇살 한줄기가 숲을 타고 내려와서 이마를 환하게 비춘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이 지구에 태어난 걸까?” 마음속에서 두 가지 질문이 일어난다. 한참동안 그 질문을 자신의 뇌에게 반복해서 되묻는다. 문득 “아! 나는 자연이구나. 내가 바로 자연 그 자체구나.” 하는 깨달음이 일어난다. “그래서 나는 이 자연과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온 사람이구나. 이 지구를 이롭게 하기 위해서 온 사람이구나.” 새로운 깨달음과 새로운 선택이 내면에서 일어난다. 그 어느 때보다 내가 잘 느껴지고 잘 보인다. 이것이 바로 4단계 뇌통합하기다.

내가 앞으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분명해진다. 뇌에는 새로운 희망이 넘치고 몸은 새로운 기운이 샘솟는다. 비전을 정하고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PDCA(Plan-Do-Check-Action)의 과정을 거쳐서 원하는 비전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나는 BOS 5법칙으로 뇌를 활용하여 비전을 이루어나가고 있다. 이것이 뇌교육 5단계 뇌주인되기다. 이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나의 뇌를 되찾았다.(I took back my brain!)”

이곳 뉴질랜드 얼스빌리지는 이처럼 자연 속에서 뇌교육 5단계를 체험하고, 자신의 가치와 인성을 회복하여 지구시민으로 성장하는 뇌교육의 체험현장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그 자연은 숲이 아니고 바로 당신 자신이다. 당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 자신의 진정한 가치, 자연으로 돌아가는 지름길은 바로 당신의 뇌 안에 있다.

당신이 그 길을 가도록 돕기 위해서 뇌교육 5단계를 만든 것이다. 당신이 뇌교육 5단계의 계단을 지나 진정한 자신을 만나고 존재가치를 실현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인성을 회복한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이 회복되고 지구도 회복된다. 이것이 뇌교육이 제시하는 이 시대의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