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 힐링365 캠페인 공동주최하는 서울대학병원 정신의학과 강도형 교수 초청강연

"우리는 감정을 잘 다룰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는가? 10대에는 입시준비, 20대는 취업준비, 30대는 승진 등 대한민국은 끊임없이 공부에 미쳐야하는 환경이다. 대학진학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대학진학률 전체 1위지만, 이것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가에 관한 고민이 느는 추세다"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도형 교수가 지난 12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서울학습관 대강당에서 열린 6번째 릴레이 특강에서 감정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한국의 현실을 비판했다. 이날 강 교수는 '감정관리, 뇌를 만나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 서울대학교 병원 정신전강의학과 강도형 교수가 지난 12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서울학습관 6번째 릴레이 특강 강사로 나섰다. <사진=황현정 청년 기자>

대한민국 정신건강.. 그 실태는?

그는 이어 "그래서 대한민국 사람들은 잘 지친다. 흔히 '탈진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이는 에너지 고갈을 나타내는 신호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웃음이 줄어들고, 표정이 무덤덤하고 시큰둥해진다. 또 피곤하고 의욕이 저하되며, 체형이 변화된다. 즉 몸과 마음이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리는 현상이다. 현대인들은 1등만을 위한 사회제도와 분위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감정을 숨기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라며 대한민국 정신건강의 현 주소에 관해 밝혔다.

실제 2011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1년 정신질환 유병률은 16.0%로 성인 6명 중 1명은 1년간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하며, 평생 유병률은 27.6%로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치매로 고통받는 노인들 역시 증가하고 있어, 이로 인한 막대한 비용 발생은 향후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 2011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성인 6명 중 1명은 1년에 한 번 이상,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다. 또한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치매 발병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자료 제공=강도형 교수>

명상, 정신질환 증가로 심신(心身)안정에 탁월한 효과

이러한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강 교수가 제시한 비법은 바로 '명상'이었다. 강 교수는 "명상은 동양에서 출발했지만, 이를 정신질환 치유법이나 프로그램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곳은 서양이다. 동양에서는 몸보다는 마음을 더 중시하고, 명상을 종교의식에 앞서 나 자신을 바라보는 수단으로 많이 활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명상이 서양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감정조절에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완이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인지 자체가 바뀔 수 있다. 무언가에 집중하면 몸이 긴장되기 마련이고, 그냥 이완만 하면 집중이 안 된다. 그러나 명상을 하면 전두엽이나 두정엽 등 의식과 관계되는 부분의 상태를 변화시켜주며 이완된 각성을 하게 한다. 편안한 상태로 집중할 수 있어 창의적인 생각이 많이 나오게 된다."고 전했다.

▲ 강도형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도형 교수는 "명상은 몸과 마음을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방면에서 뛰어난 감정관리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황현정 청년기자>

이어 강 교수는 "실제 실험결과로도 명상의 효과는 나타났다. 뇌파진동 연구 결과 일반 그룹과 명상수련자의 뇌를 비교하니 기능적 상태가 변화하고, 대뇌피질의 구조까지 변화하며 긍정적인 정서를 강화한다. 또, 서울대학교병원과 글로벌사이버대학교가 공동으로 마음-몸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정상인을 대상으로 8주간 효과를 검증한 결과 스트레스 감소, 정서지능 증가, 회복 탄력성  증가, 스트레스 대처 능력 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서울대학교병원과 글로벌사이버대학교가 공동으로 마음-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8주간 실험한 결과, 스트레스 관리, 감정노동 정도, 회복탄력성, 긍정 부정 심리 등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 <자료제공=강도형 교수>

끝으로 강 교수는 "감정을 관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의 통합적 접근"이라며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가 감정이 마음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인데, 오히려 감정은 몸을 쓸수록 조절하기 쉽다.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몸을 쓰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명상은 몸을 활용함으로써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자기 자신을 바라봄으로써 감정을 조절하게 하는 것이다. 명상을 전 세계에서 몇 나라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의 정신문화가 잘 녹아있는 한국의 명상에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