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13일 천안 국학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중앙워크숍이 개최되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1년간 자유학년제 과정을 경험하는 '전담제' 학생들과 공교육에서 학업을 이어가며 자유학년제 과정을 병행하는 ‘학업병행제’ 학생들이 모인 자리였다.

이날 참석한 230여 명의 학생은 멘토특강, 뇌활용 프로그램, 지구시민의식 깨우기 체험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 학생들이 어떤 것을 얻었고, 입학 후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지구시민프로젝트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경찰서 불려다니던 곽상민 군, 노래를 하며 희망 찾다 "또래 멘토가 되고싶어요"
 

▲ 지난 13일 벤자민학교 중앙워크숍서 곽상민 군과 이야기를 나눴다.


벤자민학교 입학 전, 공부보다는 놀기 바빴던 곽상민(18, 대구) 군은 밖에서 놀고 집에는 자러 들어가는 학생이었다. 경찰서도 많이 불려 다녔다고 한다.

“벤자민학교에 들어와서는 대구지역 친구들과 보컬동아리를 만들어서 노래를 계속 불렀어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기존에 있던 노래들을 개사해서 불러드리기도 했고요. 뮤지컬 제작팀 앙코르(ENCORE)에서도 앙상블 팀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매주 대구에서 전주로 가서 노래, 춤, 연기 연습을 하고 그와 관련해서 교육도 받고 있어요.”
 

▲ 지난 13일 벤자민학교 중앙워크숍서 상민(가운데) 군이 속한 앙코르(ENCORE)팀이 준비하고 있는 뮤지컬의 일부를 선보였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상민 군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옛날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어요. 가수 박효신은 노래를 잘 불렀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고 점점 더 발전해 나갔잖아요. 그런 모습을 본받고 저도 제가 노래 부르는 걸 녹음하고 제 부족한 부분을 고치고 있어요.

벤자민학교를 다니면서 예전에는 없었던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제 예전의 모습과 비슷한 친구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싶어요. 제가 이렇게 바뀌었고 그 친구들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또래 멘토가 되고 싶어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도와주는 ‘홍익’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위축된 자신감을 벤자민학교에서 되찾은 김현명 군
 

▲ 지난 13일 벤자민학교 중앙워크숍서 김현명 군과 인터뷰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민족사관고등학교로 진학하려 했던 김현명(17, 경남) 군은 불합격 통보를 받고 좌절했다. 자신감이 떨어졌지만 벤자민학교에서 활동하면서 그 자신감을 다시 얻는 중이다.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도전이었어요. 실패하고 많이 위축되었어요. 처음에 벤자민학교 활동을 했을 때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고 나만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친구들과 같이 활동하면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나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내가 가진 성격, 장점을 알고 내가 행복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교육공학자가 꿈인 현명 군은 벤자민학교 선생님들을 보조하며 뇌교육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벤자민학교 선생님들이 일반학교에서 뇌교육 수업을 할 때 보조진행을 하며 공교육 현장에서 직접 배우고 있어요. 평소에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가르치기 위해서는 그 지식이나 이론도 중요하지만 이론만 하면 현장에서 접목이 잘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교육공학자가 되어서 청소년들이 행복한 교육 커리큘럼을 만드는 게 저의 꿈입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세계시민교육을 했죠. 현명 군은 지금 지구를 위해 실천(Action) 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온 ‘비포 더 플러드(Before the Flood)’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본 걸로는 우리가 먹는 과자는 주로 ‘팜유(Palm Oil)’로 많이 튀긴다고 해요. 팜유는 우리 몸에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환경파괴도 시키죠. 팜 나무를 기르기 위해서 산림도 많이 파괴하니까요. 그걸 본 이후로는 과자를 안 먹고 있어요. 앞으로도 과자를 안 먹는 것뿐만 아니라 일회용품 사용도 줄이고 좀 더 실생활에서 지구를 아낄 수 있는 활동을 하려 해요.

신경외과 의사를 꿈꾸는 주효경 양, “학교에서는 못했던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해요”
 

▲ 지난 13일 벤자민학교 중앙워크숍서 주효경 양과 말을 나눴다. 


주효경(17, 서울) 양은 어릴 때부터 인체에 관해 관심이 많았다. 인체 중에서도 특히 뇌에 관심이 많았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뇌 관련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나중에 뇌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치료해주고 싶어서 ‘신경외과 의사’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어요.”

신경외과 의사가 꿈인 효경 양은 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벤자민학교를 선택했다.

“의사가 꿈이었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공부를 하다 보니 제가 원하는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틀에 맞춰진 공부를 하게 되었어요. 자신감도 없어지고 저를 잃어가는 것 같았어요. 중간고사를 보고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학교를 자퇴하고 벤자민학교에 입학했죠. 쉬는 동안 공부를 아예 안 할 수는 없더라고요. 일반학교에 다니면서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분야의 공부를 하면서 제 꿈을 이뤄나가고 싶어요.”

효경 양은 벤자민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기회가 되면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그림 전시회도 열고 싶어요.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여행도 준비하고 있어요. 내가 번 돈으로 여행을 떠나면 정말 뜻깊을 것 같아요.”

학업을 병행하면서 벤자민학교의 자유학년제 과정을 거치는 학생도 있다

장민서(18, 서울) 양은 언니와 오빠가 벤자민학교 2기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벤자민학교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언니는 벤자민학교를 다니고 복학을 했는데 성적이 올랐어요. 1년 동안 쉬면서 본인이 원하는 것을 알고 목적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벤자민학교에 관해 알아봤는데 자퇴를 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어요. 4기 입학을 주저하던 찰나에 ‘학업병행제’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선택했죠.”

학업병행제 과정을 밟으면서 일반학교를 다니는 데에 도움이 된 것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벤자민학교 프로그램이 과연 나에게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벤자민학교는 일반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을 배우고 훨씬 다양한 활동을 하죠. 학교에서 지루하게 교과서로 수업하는 것 보다는 멘토들이 나와서 강연을 해주는 것이 저에게는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일반학교에서 하는 수행평가, 선생님들의 수업방식 등이 저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왔어요. 벤자민학교 워크숍에서 학교 친구들 말고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팀워크를 기르는 게임을 했어요. 서로 간의 협동심을 기르면서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많이 풀렸어요.

또, 학급에서 임원을 맡고 있는데 반 친구들과 상의할 것이 있을 때 주도적이지 못했어요. 뇌활용 보스 BOS 법칙 ‘선택하면 이루어진다’를 통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좀 더 활발해지고 학급을 잘 이끌어 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