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해경본부가 실시한 '해양경찰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경 직원 7,007명 중 절반 이상인 3,827명(54.6%)이 충격 사건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들 중 3,029명이 경험 시기가 '입사 후'라고 답해 대부분 직무 수행과정에서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근무 중 위험하거나 충격적인 사건에 월평균 6.6회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불법 외국어선 단속 ▲해양사고 대응 ▲변사체 처리 ▲항공구조 등 여러 고위험 임무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인이 경험한 충격 사건의 종류를 묻는 말에 '세월호 참사라고 답한 사람(복수응답)이 1,223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본부장 홍익태)는 이러한 고위험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관 등을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전문상담사에 의한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양경찰 PTSD 실태 조사' 대상자(7,007명) 중 6,190명이 응답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고위험 직무를 수행하는 해경 중 3,386명(54.7%)이 우울증, 수면장애와 같은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설문 응답자 대다수(81.0%)가 스트레스 관리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예방을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해경본부는 실태 조사 결과를 반영해 우선 위험도가 높은 부서인 ▲본인 상해 관련 ▲변사체 업무 관련 ▲부서별 PTSD 비율 관련 직원 580명을 선정해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일선 관서별로 전문상담사 1~3명을 파견하는 등 상담 기회를 확대하여 함정 및 도서 지역 근무로 인해 상담을 받지 못한 직원까지도 원활한 1대 1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특히, 근무 중 충격적인 사건·사고를 겪을 경우 우선으로 심리 치료를 받도록 해 추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해경본부 이명준 총괄과장은 "바다를 숙명처럼 여기고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우리 동료들의 심신(心身)을 치유하여 국민에게 더 나은 바다안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14년부터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현재까지 5,481명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 교육과 1대1 면담, 힐링캠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무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