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병진 형곡고 교사

교직에 몸담은 지 올해로 30년이 되었다. 누군가 왜 교육을 하느냐고 물으면 ‘좋은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라고 말한다. 이것은 지금의 내 마음이지만 교직에 들어올 때 먹었던 처음 마음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명감과 열정으로 근무한 지 7~8년 지나 교육에 심한 회의에 빠지게 되었다. 몸도 마음도 황폐해지고, 생활인으로 전락되어 가는 내 모습에 실망하여 교단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그러던 차에 뇌교육을 접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꾸준한 수행과 자기계발로 지친 심신에 활력을 되찾고 본래 순수하고 밝은 마음을 회복하면서 교사로서의 진정한 꿈과 비전을 갖게 되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임용되는 교사 대부분이 개인 자질은 최고 수준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임용 후 교육에 열정이 많은 교사일수록 업무 스트레스는 커지고 자기 관리 시간은 줄어든다. 현대 사회의 빠른 변화와 온갖 사회 문제 해결과 연관된 교육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높아만 간다. 최근 교사의 직무스트레스와 건강 실태 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상자의 10명 중 1명이 병원 치료가 필요한 확실우울증이라고 한다. 또한 학생에 의한 폭언 욕설, 수업 방해 등의 교권침해 사건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교 교육에서 가장 업무 부담이 큰 영역을 생활지도라고 말한다. 이성적 자기조절능력이 미약한 아동기부터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신체와 뇌에서 일어나는 감정적 변화를 제어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다양한 개인차에 의한 성장 과정과 비교 경쟁의 입시중심 교육 환경에서 틈틈이 이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과 무력감, 자괴감은 교사의 정신적, 정서적 고통으로 연결되고 있다.

 

교사들의 업무가 사실상의 감정 노동에 해당한다는 사회적인 논의도 그 선상에 있는 듯하다. 2012년 교육부가 주최한 제1회 학교폭력예방 정책 공모전에 ‘교사가 살아야 교육이 산다’ 는 모토로 ‘행복교사 모임’에서 교사 힐링 캠프와 행복한 생활지도 프로그램을 제안하여 금상을 수상한 적이 있었다. 학교 교육에 아무리 좋은 제도와 정책도 만성적 스트레스와 교육 공포에 힘겨워하는 교사의 심신을 회복하지 않고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가 어렵다.

교사 힐링 프로그램에서 제안했던 핵심 원리는 교사의 몸과 에너지 그리고 삶을 체인지하여 활기찬 몸과 밝고 순수한 마음을 회복하여 스승의 삶으로의 진정한 꿈을 회복하는 것이다. 입시 중심의 교육 환경에서 오는 과다한 생각 뇌의 긴장을 이완하고, 과거의 습관과 감정에서 형성된 감정 뇌의 부정적 감정을 정화하여 생명 뇌의 밝고 순수한 생명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세 가지 방법론으로 첫째, 교사는 자기 몸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뇌체조 등의 신체활동을 통해 활기찬 몸을 만든다. 둘째, 교사는 자신의 감정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명상, 웃음, 사랑주기 등의 감정 정화 활동으로 순수한 마음 즉 영점을 회복해야 한다. 셋째, 교사는 교사로서의 본래 마음 스승의 꿈을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의 인간관, 인생관, 행복관 등 교육 철학을 바로 세울 밝고 큰마음인 홍익의 꿈을 회복해야 한다. 고 제시하였다. 이것은 우리 교육이 추구하는 지덕체가 조화로운 인간 즉 홍익인간을 양성하는 것과 같은 맥락인 것이다.

 

당시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북교육청이 2박 3일 30시간의 교사 힐링 연수를 3차에 걸쳐 실시하였다. 학교폭력 및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대부분 교사들이 참여하여 교육자로서의 자신을 돌아보며 다양한 활동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밝은 마음을 회복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교육에 관한 교사의 사명감과 자긍심을 되찾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요즘 행복교사모임의 교사들은 뇌활용 행복교육의 실천으로 자기 힐링 생활 문화운동을 수행하고 있다. 자기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수업 후 10분의 휴식시간을 활용하여 1분 정도의 시간 동안 간단한 신체 및 정서활동으로 깨어 있고 충만한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활동이다.

 

교육은 사람을 대상으로 사람이 행하는 가장 고귀한 일이다. 교육을 통해 인성이 바르고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역량을 길러 지속 가능하고 모두가 인간답게 살아가는 미래 사회를 만드는 주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산업화 과정의 교육을 넘어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 혁신을 요구 받고 있다. 이 교육 혁신의 핵심은 교사가 변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변화의 시작은 현장의 교사가 새롭게 깨어나야 하고 그러려면 몸과 마음이 살아나 스승으로서의 마음 즉 교육혼이 깨어나야 한다. 누가 해 주기 이전에 교사인 우리 자신부터 건강하고 행복한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한 생활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은 교사의 삶이 반영된다. 교사가 살아야 교육이 살고,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과 우리 모두의 미래가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