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스피릿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식 위주의 교육에서 창의성과 인성 중심의 교육으로 바뀌는 시대에 살아갈 아이들이 미래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예전부터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어요. 제가 어릴 적에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아이가 하겠다고만 하면 언제든지 도전할 기회를 주고 싶었지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저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국내 최초 고교 완전 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4기 재학생 이대원 군(18세)의 어머니 김희정 씨(48세, 보험회사 근무)는 대원 군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싶었다. 대원 군 또한 세상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벤자민학교를 선택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4기 이대원 군 어머니 김희정 씨 <사진=김희정 제공>

나만 생각하는 아이에서 모두를 생각하는 아이로

벤자민학교 입학 후 대원 군이 가장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묻자. 희정 씨는 ‘배려’와 ‘감성’이라고 전했다. 

“예전의 대원이는 감정이 좀 메말라 있었어요. 다른 사람을 별로 배려하지 않았어요.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결과가 잘못되면 남 탓을 잘 했던 것 같아요. 슬픈 영화를 보더라도 눈물을 잘 안 흘리던 아이였지요. 

그런 성격 탓에 벤자민학교 입학 초기에는 친구들과의 갈등도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자존심과 자기주장이 강해 아이들이 잘 안 따라주면 화를 내기 일쑤였지요. 그러나 국토종주를 다녀온 후 아이들이 입을 모아 ‘대원이가 멋있었다’라고 칭찬했다는 거예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들과 함께 협력하고 수용하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더라고요. 체력이 잘 안 따라주는 여자아이들의 가방을 들어주기도 하는 등 자신을 희생하기도 하고요. 국토 종주 다녀온 후 대원이가 ‘나만 리더인 줄 알았는데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친구들과 의논하고 힘을 합쳐야 해낼 수 있었다’라고 말하더군요. 

▲ 대원 군은 국토종주에서 배려심과 책임감을 배웠다. <사진=김희정 제공>

또 제주도에 지구시민 캠프 다녀온 후에는 눈물을 흘리며 저를 꼭 안아줬어요. 부모님에게 감사함을 느꼈다면서요. 벤자민학교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 성장을 하니 자신감이 자만심이 되었었어요. 그런데 캠프 다녀온 후에는 그것이 전부가 아닌 것을 인지하고 차분해졌지요. 전에는 반말하던 아이가 지금은 저에게 존댓말을 해요.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남 탓을 안 하는 거예요. '국제HSP 올림피아드’라는 대회에 나갔는데 함께 뇌교육 수업을 듣는 여자아이가 대상을 받았어요. 예전 같으면 자존심이 상해 그 아이와 이야기하려 하지도 않았을 건데 그날 하루 동안 혼자 잠시 생각하더니 ‘자신이 노력을 덜 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라고 받아들이며 그 아이와도 잘 지냈지요. 자책이 아니라 스스로 반성하고 인정하는 자세를 보며 많이 어른스러워진 것을 느꼈어요.”

▲ 벤자민하교 4기 이대원 군과 어머니 김희정 씨 <사진=김희정 제공>

아이의 변화는 곧 가정의 변화

대원 군이 변하면서 가정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엄격하고 좀처럼 대원 군을 인정하지 않던 아버지가 벤자민학교 발표회에서 대원 군의 이야기를 들은 후 “내가 너에게 많은 오해와 선입견을 지니고 있었던 것 같다.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그 후 대원 군에게 이전보다는 친절한 아버지가 되었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눈치를 자주 본 탓에 자격지심이 있던 대원 군은 지금은 누구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낀다고 한다. 어머니 희정 씨 또한 ‘기다림’이라는 부모의 미덕을 배웠다. 

“아무리 제가 경험을 강조한다고 해도, 잔소리하는 등 부모로서의 기본적인 간섭은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에게 부드러워졌어요. 잔소리가 아니라 아이들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조언해주지요. 지금은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차분히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작은 아이도 형에 대한 시선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대원이가 욕도 많이 하고 부정적이어서 그런지 조금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지금은 형이 보고 싶다며 안기기도 하지요.”

▲ 벤자민학교 입학 후 대원 군이 변화하자 가족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사진=김희정 제공>

희정 씨는 벤자민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주체로서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사회에 부딪히기에 이러한 변화를 겪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나 자신이 아닌 전체를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는 교육이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아이들에게 관심과 용기를 주는 벤자민학교는 아이들이 모두를 생각하기에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만 아니라 모든 아이를 자기 아이처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부모부터 이기심에서 벗어나야 아이들이 남을 배려하고 주위를 둘러보는 시야를 가지지 않을까요? 저는 대원이가 자신을 돌아봄과 동시에 남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없어도, 언제 어느 장소에 내놓아도 모두를 즐겁게 하고 잘 어울리는 아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