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조선부터 우리 민족이 추구해 온 가치가 경천애인(敬天愛人)입니다. 경천애인은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 라는 의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행촌 이암 선생께서 저술한 《단군세기》에 있는 단군왕검의 8대 강령(참된 삶을 위한 여덟 가지 가르침)을 보면 경천애인에는 더욱 깊은 뜻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군왕검의 8대 강령 중에서 1조와 2조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1조: 하늘의 법도는 오직 하나요, 그 문은 둘이 아니니라. 너희들이 오직 순수한 정성으로 다져진 일심을 가져야 하느님을 뵐 수 있느니라.

제2조: 하늘의 법도는 항상 하나이며, 사람 마음은 똑같으니라. 자기의 마음을 미루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깊이 생각하라. 사람들의 마음과 잘 융화하면, 이는 하늘의 법도에 일치하는 것이니 이로써 만방을 다스릴 수 있게 되리라.

송나라의 학자 주희가 쓴 ‘경재잠(敬齋箴)’에서 경(敬)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마음을 오로지 하나로 집중하여 여러 가지 변화를 살피며 적절히 대응하라(惟心惟一 萬變是監).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경(敬)을 유지하며 경(敬)을 지키는 길이다.” 그러므로 단군왕검의 8대 강령 중 1조에 있는 “너희들이 오직 순수한 정성으로 다져진 일심을 가져야 하느님을 뵐 수 있느니라”, 이 말을 요약하면 경천(敬天)입니다.

공자(孔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인(仁)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자 중궁(仲弓)이 인(仁)이 무엇인지를 묻자 공자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이에게 하지 마라(己所不欲勿施於人)”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이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 사람을 사랑(愛人)하는 것입니다. 예수도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는 것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단군왕검의 8대 강령 중 2조에 있는 “자기의 마음을 미루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깊이 생각하고 사람들의 마음과 잘 융화하라”, 이 말을 요약하면 애인(愛人)입니다.

경천애인은 순수한 정성으로 일심을 가지고 하느님을 만나면 하늘의 법도는 오직 하나이므로 나와 남이 모두 하나임을 알게 되고 그러므로 자기의 마음을 미루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깊이 생각하여 사람들의 마음과 잘 융화하게 된다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애인(愛人)과 홍익인간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천은 일심으로 깨어있는 의식이 되면 하늘의 법도는 오직 하나이므로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것이고 우주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경천 상태는 내가 우주의 시작이고 끝이고 중심이라는 각성이 일어나고 모두 하나이며 너와 내가 하나라는 관점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면 애인(홍익인간)은 쉬워집니다. 그러므로 경천으로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천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수행을 통한 우아일체(宇我一體) 체험으로 모두가 하나이며 너와 내가 하나라는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게 합니다. 그러나 양자역학으로 인해 양자얽힘 현상이 밝혀짐에 따라 우아일체 체험보다는 못하지만 양자역학적인 설명으로 모두가 하나이며 너와 내가 하나라는 관점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빛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1개의 광양자(photon)를 두 개로 쪼개서 서로 멀리 떨어지게 합니다. 두 입자는 A와 B라는 특징이 ‘중첩’된 상태이므로 관측을 통해 상태가 확인돼야만 A와 B가 결정됩니다. ‘중첩’된 상태란 관측되기 전까지는 A와 B 상태가 중첩되어 있어서 A도 될수 있고 B도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후 한 입자가 A라는 특징을 지닌다는 것이 관측을 통해 확인되면 나머지 입자는 자동으로 B의 특징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한 입자의 특징이 결정됐을 때 나머지 하나의 특징이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것은 이 두 입자가 ‘얽힘’ 상태에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양자 입자들이 얽힘 상태에 있다면 두 입자가 우주의 양 끝으로 서로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하나를 관측하면 동시에 우주 끝에 있는 다른 입자의 상태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양자얽힘 현상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한 근원에서 태어나서 물리적으로 하나였던 것이 분리되어서 아무리 멀리 떨어져서 우주 끝에 서로 떨어져 있더라도 동시에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치 의식적으로는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빛보다 빠르게 동시에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양자얽힘 현상을 실험으로 규명한 아스펙트, 클라우저, 자일링어는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양자얽힘 현상은 실험으로는 증명되었는데 양자얽힘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이론적으로는 아직 모르는 상태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시각화된 얽힘 상태의 양자는 태극의 음양 무늬를 닮았습니다. 이런 사실은 캐나다 오타와대와 로마 사피엔자대 공동 연구팀이 ‘광양자 진폭 및 위상에 대한 간섭 영상’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를 통해 2023년 8월 23일 공개했습니다.

Zia, D., Dehghan, N., D’Errico, A. et al. Interferometric imaging of amplitude and phase of spatial biphoton states. Nat. Photon. 17, 1009–1016 (2023). https://doi.org/10.1038/s41566-023-01272-3
Zia, D., Dehghan, N., D’Errico, A. et al. Interferometric imaging of amplitude and phase of spatial biphoton states. Nat. Photon. 17, 1009–1016 (2023). https://doi.org/10.1038/s41566-023-01272-3

빅뱅 이론에 따르면 우리 우주가 한 점에서 시작되었고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한 곳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빅뱅 초기에 있던 물질과 에너지가 흩어지면서 전부 양자얽힘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양자얽힘 상태가 되어 양자적 차원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치 공간이 있고 사물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관념일 뿐, 진실은 모두 하나로 연결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양자역학적인 관점을 수용하면 모두가 하나이며 너와 내가 하나라는 관점의 변화가 생깁니다. 지구에 있는 우리가 보는 감각으로는 태양이 뜨고 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실은 지구가 돌고 있기에 태양이 뜨고 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과학으로 이런 사실을 모를 때에는 천동설을 진리로 믿고 태양이 뜨고 진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과학으로 검증된 지동설을 수용해서 눈으로 보이는 현상을 믿지 않고 지구가 돌고 있음을 상식으로 믿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감각으로는 나와 우주(세상)가, 너와 내가 분리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착각입니다. 진실은 나와 우주(세상)가 너와 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양자역학 이론이 점차로 많은 사람에게 수용되어 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인공위성을 통해 지구가 돌고 있는 것을 보고 지동설이 진실임을 믿는 것과 같이 미래에는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융합되어 과학을 통한 우아일체 체험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나와 우주(세상)가, 너와 내가 분리된 것처럼 눈으로 보이는 현상을 믿지 않고 나와 우주(세상) 모두가 하나라는 것을 상식으로 믿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경천애인이 일상화하는 홍익인간 이화세계가 될 것입니다.